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K-드라마의 고유명사가 된 ‘오징어 게임’에 여성 캐릭터가 실종됐다. 넷플릭스는 지난 18일 ‘오징어 게임 2’ 캐스팅 발표 영상을 공개하며 임시완, 강하늘, 박성훈, 양동근이 새롭게 캐스팅됐다고 밝혔다. 영상 속에는 시즌 1에 출연했던 이정재, 이병현, 위하준, 공유도 함께 출연한다. 하지만 영상 속 여성 캐릭터는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사실은 국내외로 큰 논란이 되었다. 국내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오징어 게임 2'에는 여배우가 전혀 나오지 않는 것인가", "주요 배역에 포함되지 않을 만큼 여배우 비중이 작은가" 등과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해외에서도 ‘여성 캐릭터의 부재’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속출했다.
‘오징어 게임 1’에서 여성 캐릭터가 활약하지 못했던 것도 아니다. 시즌 1에서 탈북민 여성 ‘새벽’ 역을 맡은 정호연은 한국 여배우 최초로 미국 배우조합상(SAG) 여우 주연상을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2022년 타임 Time 올해 떠오르는 인물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드라마의 공개 후 40만이었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도 2,000만으로 급증했다. 정호연과의 케미를 선보인 이유미도 짧은 분량이었지만 큰 임팩트를 남기며 에미상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게스트상을 받았다. 이는 아시아 국적의 배우가 에미상을 수상한 최초의 사례였다.
심지어 최근의 콘텐츠들은 ‘여성 서사’에 주목하고 있다. 올 여름 최고 기대작인 ‘바비’ 또한 여성 캐릭터가 주를 이루고 있고,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인 ‘닥터 차정숙’, ‘나쁜 엄마’, ‘퀸메이커’, ‘종이달’ 등도 마찬가지다.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콘텐츠들에서 ‘여성’이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오징어 게임 2’의 캐스팅 소식은 전 세계 팬들에게 찬물을 제대로 끼얹은 꼴이다.

이 모든 것이 기우라는 의견도 있다. 아직 ‘오징어 게임 2’의 출연진이 모두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 논란이 거세지자 넷플릭스는 “추가 캐스팅이 조만간 공개될 것”이라며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오징어 게임만큼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기 좋은 드라마는 없대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1에서도 여성은 물론, 외국인 노동자, 노인 등 다채로운 캐릭터가 등장했다. 어쩌면 그것이 오징어 게임이 가진 가장 큰 경쟁력. ‘오징어 게임 2’의 다음 캐스팅 소식에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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