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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진정

씁쓸한 영광, 학폭 가해자가 만든 학폭 고발 드라마

 

학교 폭력 피해자의 처절한 복수극 ‘더 글로리’ 안길호 감독 과거 학교 폭력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어.

 

지난 10일 대중들의 열광적인 반응과 함께 시즌 2를 공개한 ‘더 글로리’. ‘더 글로리’는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1위를 차지하며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했어. 
가해자들이 몰락하는 과정을 밀도감 있게 보여주는 것은 물론, 학교폭력과 가정폭력 등 피해자들이 겪는 아픔과 이에 대한 경각심을 알려주며 피해자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달했지. 
용두용미라는 후기들이 전해지며 이대로 아름다운 결말을 맺을 듯했어.

 

그러나 파트2 공개 당일 안길호 감독이 학폭 의혹에 휩싸이면서 논란은 시작됐어.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안길호 감독의 학교 폭력을 폭로하는 글이 게재된 것. 
작성자는 1996년 필리핀 유학 시절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안길호 감독이 자신의 동급생인 여학생과 교제했고, 동급생들이 여학생을 놀리자 열댓 명의 친구와 함께 두 시간가량 중학생을 집단 폭행했으며 폭언도 내뱉었다고 주장했지. 
하지만 안길호 감독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며 논란을 부인했어.

 

 

이에 누리꾼들은 “놀린 정도가 어느 정도였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성희롱을 먼저 한 거 아니냐” 등 오히려 안길호 감독을 옹호하는 반응을 보였어. 
하지만 이후 당시 여자친구였던 B씨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친구들이 나를 놀렸던 것은 심한 놀림이 아니라 친구끼리 웃고 떠드는 일상적인 것이었다" "만약 친구들이 그런 폭행을 당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런 말을 전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상황은 반전됐어. 
또한 또 다른 동급생 C씨와 D씨 "다른 학교 선배가 우리 학교까지 와서 학생들을 때렸던 사건이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A씨와 또 한 명의 친구가 심하게 맞았는데 어린 마음에 굉장히 충격적이었다"면서 "맞은 애들이 심하게 다쳤고, 안 감독이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당시 크게 화제가 되고 소문이 퍼졌던 일"이라고 증언했어.

 

논란이 가중되자 결국 12일 안길호 감독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교제 중이던 여자친구가 학교에서 나로 인해 놀림을 받자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 타인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를 줬다"
학폭 의혹을 뒤늦게 인정했어.
이어 "이번 일을 통해 상처받은 분들께 마음속 깊이 용서를 구한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직접 뵙거나 유선을 통해서라도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좋지 않은 일로 물의를 일으킨 점 송구하다"고 용서를 구했지.

 

대중들의 반응은 차갑게 식을 수밖에 없었어. 
올해 최고의 드라마로 손꼽히는 ‘더 글로리’에 제대로 먹칠을 했으니 말이야. 
대중들은 “학교폭력 가해자가 만든 학교폭력 복수극”, “진정한 블랙 코미디”라며 비난했지.
 
더 글로리에서 가해자는 “왜 없는 것들은 세상에 권선징악, 인과응보만 있는 줄 알까?”라며 피해자를 비웃어. 
여전히 더글로리는 세계적인 흥행작이고, 안길호 감독은 ‘더 글로리’를 대표작에 추가하며 큰 이득을 보게되겠지. 
우리가 ‘문동은’처럼 처절하고 치밀한 복수를 할 순 없겠지만, 가해자의 작품을 ‘보지 않음’으로써 그의 커리어에 타격을 줄 수 있진 않을까?
마치 피해자들을 위한 작은 복수의 날개짓으로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처럼 말이야.
 
 

👉MZ세대 에디터의 한마디!

💚에디터 영철 : 가해자가 만든 피해자를 위한 드라마라... 진짜 아이러니한 상황이네요... 
💗에디터 릴리 : 승승장구하던 드라마에 제대로 브레이크를 거네요! 멋지다 길호야~ 
💙에디터 기영 : 드라마를 통해 위안받던 피해자들은 무슨 날벼락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