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운 여름이 가고 어느덧 추석이 성큼 다가왔어요! 대체 휴일을 포함해 최소 6일 동안 모두 어떻게 이 황금연휴를 알차게 지내실지 생각해 놓으셨나요?
보통 이 기간엔 집안 행사를 마치고 나면 기껏해야 가까운 곳으로 드라이브를 나간다거나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극장을 찾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과연 이번 명절에도 연휴 단골 휴가 공간인 영화관이 가을의 쌀쌀함을 녹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데요!
이러한 찰나 우리 속마음이라도 모두 읽은 듯 지난주부터 다양한 영화들이 명절 관람객들을 유혹하고 있다죠?

올해 추석 극장가는 27일 동시 개봉하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이하 ‘천박사’), ‘1947 보스톤’, ‘거미집’ 등 한국 영화 3편이 치열하게 경쟁할 전망이에요. 모두 충무로 대표 배우들을 간판으로 내세워 누가 먼저 승기를 잡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예매 관객 수는 ‘천박사’, ‘거미집’, ‘1947 보스톤’ 순이라고 합니다.

먼저 개봉 전부터 연일 예매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천박사’부터 살펴볼까요? ‘천박사’는 신예 감독이자 ‘기생충’, ‘헤어질 결심’의 조 감독 출신인 김성식 감독의 데뷔작이래요. 이 영화는 후렛샤 작가가 2014년 내놓은 웹툰 ‘빙의’를 영화화한 것으로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 분)가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요. 퇴마를 소재로 하지만 액션, 판타지, 코미디 장르가 결합해 경쾌한 스토리로 전개가 되고요. 강동원이 영화의 중심을 잡으면서 이동휘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와 허준호·김종수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가 조화를 이루면서 재미를 한층 높였죠.

실화를 다룬 ‘1947 보스톤’은 우리나라 마라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서윤복 선수의 감동적인 승리를 스크린으로 옮겼어요. 서윤복은 지난 1947년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인물이죠. 영화는 해방 직후 국민이 겪었던 설움과 마라토너들의 가슴 벅찬 도전과 승리를 보여주면서 그를 키운 손기정과 남승룡의 헌신적인 가르침도 다루고 있죠. 아울러 하정우와 임시완 등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이는데요. 특히 서윤복으로 분한 임시완이 몇 달씩의 마라톤 훈련과 식단 조절로 프로 마라토너 급이 된 모습과 영화의 백미인 보스턴 마라톤 대회 장면은 실제 마라톤 대회 중계를 보는 듯한 쫄깃함과 여운이 가시질 않는 감동을 전해줘요.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로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강제규 감독의 첫 스포츠 영화 연출인 만큼 더욱이 반응이 뜨겁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 영화 ’거미집’은 개봉하는 바른손이앤에이 관계자의 감상평으로 시작하면 좋을 것 같네요. 그는 이번 신작에 대해서 ‘모든 분이 즐길 수 있는 유쾌한 티키타카의 코미디 장르 영화이며, 영화광에게는 새롭고 독창적인 매력을, 장년층에게는 70년대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점이 개봉 결정의 이유’라 밝혔어요. 독특한 주제가 돋보이는 이 영화는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가 손잡은 5번째 작품이래요. 김지운 감독이 연출하면서 송강호, 임수정, 정수정, 박정수, 오정세, 전여빈 등이 열연했죠. 스토리는 영화검열이 이뤄지던 1970년대 초에 검열을 피해 엔딩을 재촬영하는 구성으로, 영화 속에서 다른 영화가 제작되어 재미있어요. 다만, 블랙 코미디 장르 특성상 마냥 유쾌하게 웃을 수는 없는 점에서 가족끼리 다 함께 관람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도 있겠죠?

이처럼 추석 전후 일주일 새 한꺼번에 무려 3편의 한국 영화가 동시에 쏟아져 나오는데요. 사실 이례적이라고 하기에는 늘 상 나타났던 현상입니다. 모두 알다시피 극장가 최대 대목 중 하나로 꼽히는 추석 시즌에는 언제부턴가 한국 영화가 강세를 떨치는 현상이 나타났죠. 연휴를 노리고 한국 영화가 대거 개봉하는 일이 잦다 보니 ‘추석=한국 영화’라는 인식이 굳어지기까지 했으니 말이에요.

그런데 혹시 왜 영화계는 명절 특수를 노려 신작들을 대거 개봉하는지 궁금해해 본 적 있으신가요? 몇몇 영화평론가들에 따르면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을 맞아 영화관에 방문하는 가족 단위 관객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명절 특성상 발생하는 큰 수요에 맞춰 영화계에서는 비용을 많이 들인 기대작들이 일부러 명절 시기에 맞춰 영화를 개봉하는 일이 잦다고 해요! 명절 특성상 어디 가나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이 가족 단위로 이동하므로 영화업계 역시 사람이 한꺼번에 많이 모일 시기를 잘 타서 특수를 노리고 한꺼번에 개봉하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 같네요.
실제로 올 설에는 이러한 명절 특수로 지난해 설보다는 2배 이상, 2021년 설날보다는 3배 이상 많은 62만 명의 관객이 영화관을 찾았답니다.

한편, 할리우드 영화들의 대작이 여름 성수기에만 몰리고 9월에는 대작이라 할 만한 할리우드 영화가 없어 이 틈을 타 한국 영화가 기회를 노린 것이라는 해석도 있어요. 여름과 겨울의 방학 성수기에는 전통적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시장의 패권을 잡아 왔고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한국 영화는 이를 피해 개봉일을 잡다 보니 추석 특수를 겨냥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으로 요약할 수 있겠는데요. 또 온 가족이 모여 영화를 보러 가는 경우가 많은 명절 특성상, 아동·노년 세대가 함께 부담 없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우리 정서의 영화가 아무래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죠.
오랜만에 찾아온 긴 연휴에 맞춰 대거 개봉해 이목을 집중시킨 ‘추석 영화 3파전’
이번 긴 연휴 동안 하루 정도는 가족과 다 함께 영화관으로 떠나 새로 개봉한 영화들을 관람해 보는 건 어떨까요?

'에디터 릴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콘 부활, 공개 코미디 이번에는 살아남을 것인가 (1) | 2023.10.19 |
---|---|
솔로 활동 봇물 터진 연예계, 장르가 된 SOLO?🎤 (0) | 2023.10.12 |
덕질하기 딱 좋은 날씨, SM 군단 ‘위버스’ 입성! 🎉 (0) | 2023.09.21 |
아이돌 음악 방송 활동이 짧아지는 이유? (0) | 2023.08.31 |
엔터사가 카페 창업에 나선 이유? (1) | 2023.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