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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판

‘웅남이가 쏘아 올린 공’, 영화계와 개그계는 급이 다르다

 

 

개그맨 박성광이 첫 장편 상업영화 ‘웅남이’로 영화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의 성적은 박스 오피스 2위, 하지만 첫 주 관객 수가 20만 명을 채 넘기지 못하며 영화가 흥행했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 하지만 웅남이의 화제성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졌다. 시작은 ‘이 판이 그렇게 만만했냐’는 한 평론가의 한 줄 평. 

 

언론 배급 시사회 이후 쓰여진 이 한 줄 평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감히 ‘영화계’에 발을 들인 박성광의 도전을 조롱하며 개그계와 영화계의 급이 다르다는 선민의식이 지독하게 느껴지는 한 줄 평이었기 때문. 이에 네티즌들은 “텃세와 무례” “희극인을 얕잡아 보는 풍토”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후 해당 한 줄 평을 남긴 평론가는 박성광을 비하하는 의도가 아니었다며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하지만 해당 사과 인터뷰 또한 논란에 휩싸였다.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제 표현에 개그맨분들이 집단적으로 화가 났다는 말을 들었다. 오해를 살만하니 그럴 수 있겠다 싶고, 일반인들이 화를 내는 것도 뭐 그러려니 한다. 행복하지 않은 삶에서 그냥 화풀이하는 것 정도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런데 몇몇 영화업계 분들이 비아냥거리더라는 반응을 전해 들었을 때는 안타까웠다.”는 부분. 이에 선민의식이라는 비판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비판을 ‘행복하지 않은 삶에서의 화풀이’로 치부하며 선민의식을 인정한 꼴이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영화계의 선민의식은 과거에도 여러 번 논란에 휩싸인 적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21년 백상 예술대상 유재석 홀대 사건.  해당 시상식에서 유재석은 TV 부문 대상을 받았다. 시상식에서 가장 큰 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배우를 제외하고는 시큰둥한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준익 감독이 영화 부문 대상을 받자 모든 배우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 박수를 쳤다. 유재석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연예인이다. 유재석이 이런 대우를 받자 네티즌들은 기함을 금치 못했다.

 

박성광의 ‘웅남이’가 완벽한 작품이라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그의 도전이 영화계의 조롱거리가 될 이유 또한 없다. 시대의 분위기는 변하고 있다. 영화를 홍보하러 나온 배우들을 예능인이 따뜻하게 품어주듯, 싸늘했던 시상식 축하 무대도 뜨거운 호응을 보내는 관객석으로 서서히 변화해왔다. 배우, 가수, 개그맨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연예인이다. 더 이상의 선민의식은 동경이 아닌 비난만을 불러올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MZ세대 에디터의 한마디!
💚에디터 영철 : 요즘에는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급나누기 논란이 더 심했었죠.. 
💗에디터 릴리 차라리 웅남이의 스토리나 연출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면 아무도 문제삼지 않았을텐데.. 대중과 개그맨의 비판과 영화 관계자의 비판을 다르게 받아드리는 태도가 비난받아 마땅하네요. 
💜에디터 진정 : MAMA 시상식 대기실 논란, 대종상 소녀시대 굴욕 등 타 업계를 하대하는 영화계의 태도는 종종 문제되어 왔어. 모두가 존중받는 게 그리 어려울까?  
💙에디터 기영 : 선민의식을 벗어 던지지 못한다면 그 끝은 비난일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