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판
술도녀2, 주인공들과 함께 산으로 가버린 스토리
돌핀레터
2023. 1. 27. 13:34


도시 여자들을 산으로 보내더니 극의 내용도 산으로 갔다. 최근 종영한 TVING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2'(이하 '술도녀2') 이야기다.
‘술도녀’는 하루 끝 술 한 잔이 인생 신념인 세 여자의 일상을 그린 본격 기승전술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현실 공감을 자아내는 세 친구의 우정 이야기로 재미와 힐링을 선사하며 인기 반열에 올랐다. 특히 주인공들의 술꾼 모먼트는 작품 성공의 일등공신이 됐다.
출연진들의 연기력과 전 시즌으로 유입된 탄탄한 팬층으로 ‘술도녀2’는 주간 유료 가입 기여자 수 3주 연속 1위를 차지, 공개 3주 차 만에 티빙 오리지널 역대 1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수많은 유료 가입자를 견인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제성은 예전만 못하다.

문제는 갑분암 전개로 막을 내린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전 시즌 끝 무렵 주인공 중 한 명이 암 판정을 받으며 ‘술도녀’의 정체성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암 환자가 술을 마신다는 설정은 무리가 있기 때문.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되며 전작의 뜬금없는 전개는 시즌 2가 풀어내야 할 숙제가 됐다. ‘술도녀2’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인공들을 산으로 보냈다. 암 치료를 위해 금주도 진행시켰다. ‘술꾼 도시 여자들’에서 ‘술꾼’과 ‘도시’가 빠지게 된 것. 그로 인해 재미도 빠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완치 판정과 함께 도시로 돌아오긴 했지만 술꾼으로 돌아가기엔 시기상조였다. 건강이 회복되자마자 그간 치료에 정진했던 것이 무색해질 만큼 술을 마시는 주인공. 드라마적 허용에도 정도가 있다. 병력이 있는 주인공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은 오히려 몰입에 독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호감형 캐릭터를 순식간에 비호감으로 전락시켰다. 유쾌하고 4차원 같은 모습 속 성숙한 반전 매력을 가진 인물을 친구의 남자를 넘보는 희대의 빌런으로 만들었다. 극의 전개를 위해 위기 장치가 필요했다지만 그토록 끈끈하던 주인공들의 우정이 겨우 남자 하나로 무너져 많은 시청자의 공분을 샀다.

결국 ‘술도녀2’에는 전작의 웃음 포인트들이 사라졌다. 남은 건 그 공백을 채우기 위한 과한 설정뿐. 주인공들의 우정이 주된 내용인 드라마에 어울리지 않는 에피소드를 추가하기도 했다. 세 여자의 우정을 보며 울고 웃었던 전작과는 달리 이번 시즌은 무리한 설정에 헛웃음이 나온다.
빛 좋은 개살구가 돼버린 ‘술도녀2’. 좋은 성적과 작품 완성도가 비례하지 못했다. 열린 결말로 끝이 나면서 시즌 3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뒀지만 시청자들은 반기지 않는 눈치다. 시즌 1의 명성을 되찾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 이제 ‘술도녀’는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주기보단 마무리하는 편이 더 나은 선택일 것으로 보인다.
👉MZ세대 에디터의 한마디!
💚에디터 영철 : 시즌 2는 부담을 갖고 시작할 수밖에 없지만 시즌 1에 비해 너무 아쉬운 결과물이었던 거 같아요.
💗에디터 릴리 : 너무 기대를 많이 한 탓일까? 확실히 재미가 덜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에디터 진정 : 나도 챙겨보긴 했지만 전작에 비해 스토리가 아주 아쉬웠어. 시즌 2가 만들어져도 낮은 완성도로는 명성을 유지할 수 없다는 걸 '술도녀2'가 보여줬네.
💙에디터 기영 : 도시로 돌아오면서 술도녀의 모습도 전 시즌처럼 돌아오길 바랐는데 그렇지 않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 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