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미디어가 지적 장애를 대하는 자세
요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연일 화제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20대 여성인 우영우가 변호사로 활동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드라마야. 영화 <증인>에서도 자폐를 가진 주인공을 다뤘던 문지원작가는 자폐에 대한 탄탄한 이해는 물론, 법을 예리하게 다룬 스토리로 4회 방송만에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호평을 얻어냈어. 휴먼 법정물을 잘 풀어낸 사례로 장애인들과 변호사들 모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이 드라마를 보며 릴리는 궁금한 게 생겼어. 그동안 K-미디어가 자폐 장애를 어떻게 다뤄왔는지 알아보려고 해!

2000년대 초반은 사실 자폐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긍정적이지 않았던 시기야. 미디어에 자폐 장애가 노출되는 사례도 적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 내에 장애의 다양성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했지. 그러던 중, 2004년 드라마 <부모님 전상서>에서 김희애와 유승호가 모자 관계로 출연해서 자폐 아동과 함께 살아가는 가정을 보여주게 돼. 자폐 장애가 사회적으로 널리 이해되지 않던 시기에 TV 미디어가 자폐 가정이 겪는 일들을 다루며 자폐 장애에 대한 시청자들의 이해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었어.
같은 맥락으로 2005년에 개봉했던 영화 <말아톤>에서는 자폐증을 앓는 실존인물인 배형진을 모티프로 자폐증 마라톤 선수 ‘윤초원’과 그 어머니의 이야기를 다뤘어. 조승우는 주인공 ‘윤초원’ 역할을 맡기 위해 삼성의료원에서 자폐증 고증 자문까지 받으며 자폐인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줬지. 하지만 당시 말아톤은 초원의 장애 극복보다도 자폐 아동을 낳아 길러야 하는 부모들에게 초점을 맞춘 영화였어. 그동안 장애 아동의 부모들에게는 모성애의 프레임이 강하게 씌워진 상태였는데 말아톤에서는 초원과 대립하는 초원의 엄마를 통해 ‘애증’ 혹은 ‘증애’의 감정을 표현했거든.

이후 2010년 <웃어라 동해야>에서는 직접적으로 자폐라고 언급은 되지 않았지만 자폐 양상의 지적 장애인인 안나 레이커 역을 도지원 배우가 맡아 연기하기도 했고, 드라마에서 지적 장애에 대한 노출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어. 2013년 드라마 <굿닥터>에서는 배우 주원이 자폐 장애와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의사 박시온을 연기했는데, 이때부터 ‘고기능 자폐아’이 알려지게 돼. 자폐 장애의 경우, 여러가지 종류로 나눠지게 되는데 의사소통이 어렵고 행동조절이 불가능한 저기능 자폐에 비해 일반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어떤 능력이 비상하게 발달하게 되는 고기능 자폐가 존재한다는 걸 알려주게 된 거지.
물론 고기능 자폐증은 자폐 장애 중 소수의 사례에 해당하는 경우야. 사실 우영우의 경우도 고기능 자폐에 해당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자폐의 특수한 경우를 다루어 자폐 장애에 대한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우려를 보내기도 해. 자폐 장애인 중, 고기능 자폐는 정말 소수이고 다른 자폐 장애의 경우 자폐 장애인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희생이 필요한 경우가 많거든.

그렇다고 해도 우영우의 인기가 장애 인식 개선에 나쁘다고만은 볼 수 없을 거야. 한국은 아직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보편적이지 않고, 장애인 단체들은 꾸준히 ‘틀림’과 ‘다름’에 차이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으니까. 사회에서 장애인과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도기에 있는 한국에서 신체 장애보다 지적 장애에 대한 인식이 각박한 게 사실이기도 하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흥행 이후 자폐 장애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었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나오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이야기를 신경써서 지켜보게 될 것 같아. 지적 장애를 다루는 K-미디어의 판도를 바꿀 이 드라마, 오늘 저녁 다들 함께 해보지 않겠어?
👉MZ세대 에디터의 한마디!
💚에디터 영철 : 분명 바뀌어야 했던 부분이 이제 점점 바른길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에디터 진정 : 제작자의 입장에서 얼마나 조심스럽고 어려울지 상상이 안되지만 그 부담감을 꼭 좋은 방향으로 풀어내길.
💙에디터 기영 : 미디어가 얼마든지 옳은 방향으로 세상을 이끌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되길 바랍니다!!

'에디터 릴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아육대의 귀환, 돌덕들의 반응은? (0) | 2022.07.29 |
|---|---|
| 유스케도 폐지? 심야 음악 방송의 운명은? (0) | 2022.07.28 |
| 디지털 컨텐츠 채널에 푹 빠져버린 방송사 (0) | 2022.07.15 |
| 나영석표 예능의 불패신화, 이번에는 과연? (0) | 2022.07.01 |
| 어른 금쪽이들을 위한 특별한 위로 (0) | 2022.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