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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판

자극 끝에 남은 건 얼얼한 논란

 

 

숱한 화제를 부른 ‘나는 솔로’ 16기가 방송이 끝난 후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솔로 남녀들이 모여 사랑을 찾는 극사실주의 데이팅 프로그램인 ‘나는 솔로’는 16기 돌싱 특집을 방영했다. 이번 특집의 백미는 단연 ‘옥순과 영숙의 대립’. 날 선 그들의 갈등에 시청률은 연일 고공행진을 이뤘고, 전체 채널 평균 시청률 1위, 2049 타깃 시청률 1위, '비드라마 TV 검색반응 TOP10’ 1위, '비드라마 검색 이슈 키워드 TOP10' 1위 등 수많은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나니까 상 ‘영철’과 집착남 ‘상철’까지 출연진 모두 빠짐없이 프로그램의 자극을 더 했고,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비단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제작자 사이에서도 ‘나는 솔로’ 16기는 연일 화제였다. 지난 9월 21일 나영석 PD 채널로 유명한 십오야 유튜브 채널에 나온 예능 PD들은 ‘나는 솔로 16기는 21세기 최고의 회차’라며 입을 모아 극찬했다. 방송을 망각한 출연자들의 솔직한 말과 행동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마지막 회 평균 시청률 7.05%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유종의 미를 거두는 듯했다.

 

 

하지만 방송 후 논란은 더 거세졌다. 더 이상 방송이라는 보호막이 없는 상황에서 출연자들의 갈등과 잘못된 행동은 재미 요소가 아닌 피로 요소로 변한 것. 영숙과 옥순의 불화는 서로를 향한 폭로전으로 번졌다. 영숙은 개인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옥순의 이혼 관련 루머, 집안, 소득 등을 끊임없이 언급했고 옥순은 영숙의 폭로가 계속되자 결국 영숙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것임을 밝혔다.

 

 

옥순의 고소 예고에 광수는 응원 글을 남겼고, 정숙은 좋아요를 눌렀다. 이에 영숙은 "친하게 잘 지내시길 바라요. 이제 왔다 갔다 하지 마시고. 옥순 님은 그렇게 고맙다 하는데, 고소하라니 그렇게 동생들한테 옥순 님 욕한 거 사과하고 친하게 지내세요 이제 정숙 님” 이라는 메신저 대화창 내용을 공개하며 정숙을 공개 저격했다. 또한 영숙의 개인 SNS에 옥순의 고소 관련 걱정 댓글을 남긴 팬들에게 “냅둬요”라며 쿨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옥순과 영숙은 진흙탕 싸움을 시작했다. 끝은 알 순 없지만 그들의 폭로와 싸움에 피로한 시청자들에게 이미 프로그램의 업적은 사라진 지 오래다. 방송은 방송 속에서 존재한다. 그렇기에 그들의 갈등도 어쩌면 방송 속 장치라고 시청자들은 인지하며 프로그램을 지켜봤다. 하지만 그 갈등과 불쾌함이 현실임을 깨닫자 시청자들의 몰입은 깨지고 말았다.  결국 모두에게 남은 것은 파국이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