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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판

렉카 방송으로 전락한 ‘그것이 알고 싶다’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가 피프티 피프티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다룬 방송으로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9일 방영된 그알에서는 피프티 피프티의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둘러싼 진실 공방과 K팝 아이돌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다뤘다. 제작진은 양측 주장을 공정하게 다루는 척했으나 소속사 어트랙트와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를 향한 피프티피프티 측 변호인과 멤버 가족의 일방적 주장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방송은 “어트랙트와 더기버스 모두 문제가 있으며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은 그 사이에서 피해자가 되었으며 멤버들이 어린 나이에 아이돌로서 성공하기 위해 개인의 삶을 포기하고 노력해야만 했다.”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특히 방송 말미에는 멤버들이 직접 쓴 자필 편지를 낭독하는 신파적인 장면이 등장했다. 진행자의 “재능있는 아티스트가 신뢰있는 제작사를 선택할 권리도 존중받아야하지 않을까요?”라는 멘트도 시청자들의 반감을 샀다.

 

 

해당 방송이 방영 후 SBS 시청자 게시판에는 항의성 글이 잇따라 게시됐다. “제작진이 사태의 쟁점이 된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의 학력·이력 위조 의혹, 멤버들이 독자 활동을 위해 한국어 팀명과 활동명에 대한 개별 상표권 출원 신청을 한 사실 등을 다루지 않고 편파적으로 방송했다”는 것이 주요 입장. 방송을 시청한 어트랙트의 전홍준 대표는 한 매체를 통해 “템퍼링, 사전공모혐의, 전자기록 등 손괴죄, 상표권 등록 등 그간의 의혹에 대해선 하나도 해소된 게 없다”며 억울한 입장을 밝혔다.
 
결국 한국매니지먼트연합과 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그알 측에 해당 방송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정정 보도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대중문화산업 내의 기업 활동과 사업구조를 카지노에 비유해 제작자를 ‘도박꾼’으로 폄훼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켰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방심위에도 해당 방송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접수되고 있다. 이에 SBS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것이 알고 싶다’ SBS 창립과 함께 처음으로 방영됐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닌 국내 대표 시사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그알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도 높았다. 하지만 지나치게 편파적이었던 이번 방송을 통해 그동안 쌓아왔던 ‘그알’의 역사는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신뢰를 쌓는 건 어렵지만, 잃는 것은 한순간이다. 그알이 알고 싶었던 것이 진정 피프티 피프티의 전속계약 분쟁 사태가 맞았을까? 그알의 저의가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