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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판

K-영화의 별과 같던 강수연, 영원한 별이 되다

K-영화의 별과 같던 강수연, 영원한 별이 되다

칸 영화제의 전도연, 아카데미의 윤여정이 있기 전 강수연이 있었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존재감을 알리기 전, 한국 영화가 세계로 뻗어나가기 전 이미 업적을 세웠던 강수연.

한국 영화 르네상스의 밑돌을 깔았다고 평가받는 강수연이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났다. 향년 55세. 작별 인사도 없이 허망하게 떠난 그의 소식에 영화계는 통탄에 빠졌다.

강수연은 5월 5일 뇌출혈 증세로 쓰러졌다. 가족들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강수연은 즉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 불명 상태로 있다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강수연은 올해 넷플릭스 영화 '정이'(감독 연상호)로 복귀를 앞두고 있었다. 2013년 '주리' 이후 약 10년 만의 신작. 올해 초 촬영이 끝났고 후시 녹음까지 완료한 상태. 좋은 일을 앞두고 일어난 황망한 일에 모두가 슬픔에 빠졌다.

4살에 아역 배우로 활동을 시작한 강수연은1987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로 월드 스타가 됐다. 당시 국내는 파격적인 소재로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국 포함 아시아 배우 최초다.

1989년 임권택 감독과의 두 번째 작품 '아제 아제 바라아제' 모스크바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세계의 관심을 받았다. 강수연의 수상 이후 1990년대 한국 영화 시작은 급격하게 커졌고, 유렵 등 영화 관계자들도 한국 영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외에도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경마장 가는 길' '그대안의 블루' 등으로 흥행에 성공했으며 '송어'(2000년)로는 도쿄 국제 영화제 특별상,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 등을 거머쥐었다.

세계에서 인정받은 '월드 스타'이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영화 관계자와 동료 배우들에게 존경받았다. 작은 수고도 지나치지 않았고 관심과 배려를 쏟으며 현장의 귀감이 됐다.

스태프들의 안부를 챙기고 식사를 챙겼으며 조연들의 수고비도 따로 챙겨줄 정도로 따뜻하고 넓은 마음의 강수연이었다. 촬영장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고 진심으로 영화를 사랑했다.

그랬던 강수연이었기에 준비되지 않은 이별은 영화계에 충격을 안겼다. 장례식장에는 동료 배우들과 팬, 정치 인사 등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끊기지 않았다. 5월 11일 열린 영결식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배우 유지태가 사회를 맡았고 감독 임권택과 연상호, 배우 문소리와 설경구 등이 추도사를 읽었다.

강수연의 꿈은 70대 할머니가 되어서도 배우로서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것. 자연스럽게 관객과 함께 나이 먹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은 이룰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강수연은 아름다웠던 별로 영원히 남게 됐다. 월드 스타로, 존경하는 선배 배우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배우로 각자의 마음에 다른 형태로 기억될 것이다.

 

👉MZ세대 에디터의 한마디!

💚에디터 영철 :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이라니...  곧 개봉할 넷플릭스 영화 ‘정이’에서나마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겠네요...

💗에디터 릴리 : 사실 우리 또래는 잘 모르는 배우이시긴 하지만, 뉴스 속보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편히 쉬실 수 있길 바라요.

💜에디터 진정 : 항상 독설 가득한 불판이지만 오늘만큼은 쉬어가도 좋을 것 같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에디터 기영 : 영화계의 큰 별이 졌네요... 부디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