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화 된 김연아, '결혼' 앞두고 독이 된 팬들의 충성심

 

황무지와 같은 곳에서 탄생한 피겨 여왕. 실력과 단단한 멘탈로 수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김연아가 인륜지대사를 앞두고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김연아는 10월 성악가 출신 포레스텔라의 고우림과 결혼한다. 두 사람은 2018년 올댓스케이트 아이스쇼 축하무대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고, 3년의 철저한 비밀 연애 끝에 결실을 맺게 됐다.

 

'퀸 연아'의 깜짝 결혼 발표에 열렬한 반응이 쏟아졌다. 김연아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금메달리스트인만큼 그의 결혼이 큰 관심사 중 하나였기 때문. 이에 '김연아의 친정=대한민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김연아의 남편감에 대한 깐깐한 잣대도 있었다.

 

김연아의 예비 남편 고우림은 서울대 성악과 출신의 재원이다. 2017년 JTBC '팬텀싱어 시즌2'에 출전해 준수한 외모를 가진 베이스로 큰 인기를 끌었다. 방송 초부터 관심을 받았던 그는 강형호 배두훈 조민규와 팀 포레스텔라를 꾸렸고 포테스텔라는 시즌2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2018년 첫 앨범 'Evolution'을 발매하며 본격적으로 방송 활동에 뛰어든 포레스텔라는 KBS '열린음악회', '불후의 명곡' 등에 출연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아올렸다.

 

'훈남훈녀'의 만남은 당연히 축하받을 일이었지만 문제는 김연아의 유명세. '렉카'라 불리는 일부 유튜버들이 루머성 이슈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김연아가 대저택을 사줬다는 등 루머를 시작으로 고우림의 부모가 일부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이야기에 살이 붙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김연아를 신격화한 일부 팬들이 고우림과 그의 가족들을 까내리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의 결혼은 '축복'과 더욱더 멀어졌다. 김연아의 일부 팬들은 고우림이 아직 미필이라는 점, 김연아만큼 유명하지 않다는 점 등을 이유로 '기우는 결혼'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여기에 더해 "상견례는 아직 못했다. 연아가 아이스쇼 할 때 가서 (김연아 부모) 얼굴만 잠깐 봤다. 결혼 날짜도 아이들 둘이 잡았다", "아들은 원래도 스스로 알아서 하던 아이라 전혀 서운하지 않았다"는 고우림 어머니의 말을 시작으로 "유튜브에 사실이 아닌 이야기가 진짜인 것처럼 나가니까 아이가 굉장히 속상해했다. 아이가 속상해하니까 정말 마음이 아팠다", "언론에 몇 마디 한 것이 너무 퍼져 결혼 전에 부자지간이 틀어질 지경이다. 지나친 관심 탓에 뭐라고 답하기 곤란하다"는 아버지의 말은 먹잇감이 되기에 충분했다.

 

피겨 스타와 가수의 만남이기 전에 한 여자와 남자의 사랑이고 결혼이다. 명예도 재물도 김연아와 고우림의 사랑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았다. 주변이 더 난리인 김연아와 고우림의 결혼에 오히려 김연아만 난감해졌다.

 

지나친 애정과 관심은 독이 되는 법. 정도를 넘어서는 과한 억측은 당사자들에게 상처만 남길 뿐이다. 한 발 짝 물러서서 지켜봐주는 것도 축하와 응원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