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뉴진스, 어도어가 만든 불편한 선정성 꼬리표
잘 나가는 뉴진스, 어도어가 만든 불편한 선정성 꼬리표
평균 연령 17.6세의 걸그룹 뉴진스는 K팝의 공식을 깨고 아이돌의 판도를 바꿨다. 트리플 타이틀곡에 처음부터 뮤직비디오를 공개, 멤버별 영상도 내놨다. 뉴진스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없었다면 할 수 없던 시도.
뉴진스가 신드롬이라는 평가는 부정할 수 없다. 음원, 음반 차트 성적과 음악방송 1위, 유튜브 조회수 등 인기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이들을 증명한다.
하지만 이 걸그룹에겐 불편한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데뷔 앨범의 세 번째 타이틀곡 '쿠키(Cookie)'의 선정성 논란.
'쿠키' 논란은 뉴진스의 해외 팬덤이 먼저 시작했다. 외국에서는 'Cookie'가 성기를 의미하는 은어로 쓰이기에 '미성년자'인 뉴진스가 이런 노래를 부르는 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외국 팬덤의 지적에 이어 동시통역사 역시 같은 내용을 지적했다.
'Cookie'라는 단어 하나에 꽂힌 지적이 아니었다. '내가 만든 쿠키 너무 부드러우니 자꾸만 떠오르니' '내가 만든 쿠키 Come and take a lookie 우리 집에만 있지 놀러 와' 등 '쿠키' 가사의 전체적인 맥락을 봐도 성적 뉘앙스를 풍긴다는 주장이었다.
어도어는 약 30매 달하는 입장문을 냈다. 긴 입장문을 요약하며 전 세계의 슬랭(속어, 은어)은 모두가 알고 익혀야 하는 표준어가 아니라는 것. 가사엔 문제가 없고, 우리는 잘못한 게 없지만, 해석이 잘못됐다는 입장이었다.
어도어는 '쿠키' 선정성 논란이 뉴진스를 억지로 까기 위한 노이즈로 판단했다. 어도어는 "팀에 발생한 노이즈는 어떤 면에서도 달갑지 않은데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태도를 견지한 사람들에게는 긴 설명도 무색하다"며 감정적으로 대처했다.
물론 자극적인 콘텐츠로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뉴진스를 이용한 일부 유튜버도 있다. 하지만 '쿠키' 논란의 시작은 뉴진스에 대한 애정이 아니었나. 전원 미성년자 멤버에 대한 걱정, 미성년자 성적 대상화 문제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대중의 방어였다. 어도어의 입장처럼 '쿠키'에 아무런 의도가 없었다 해도 결과물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그 가사는 잘못 쓰인 거다.
특히 뉴진스는 약 20년 경력의 대표 민희진이 SM을 나와 자신의 레이블에서 처음 선보이는 아이돌. 하나부터 열까지 손을 대지 않은 곳이 없을 텐데 '쿠키' 논란을 예상하지 못했다면 그에게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있을까. 구글에 '쿠키 슬랭'만 검색해도 1970년대부터 쓰인 은어라고 나오는데 말이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입장에 따라 '쿠키' 뜻을 납득한 팬도 있고 여전히 이해할 순 없지만 애정으로 넘어가려는 팬도 있을 터다. 하지만 분명한 건 어도어는 미숙한 대처를 했다는 것. 30매에 달하는 긴 입장문을 내고도 납득시킬 수 없었고 감정을 드러내 실망감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