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 앞의 종'이 된 아내, 선 넘은 부부 예능
'상전 앞의 종'이 된 아내, 선 넘은 부부 예능
아무리 콘셉트라 할 지라도 선 넘은 방송은 싫다. 더 세게, 더 화나게, 더 불쾌하게 '자극'에 혈안이 된 방송사들은 보면서 '욕할' 예능을 만들고 있다. 편하게 웃으려고 TV를 틀었다가 스트레스만 받는다.
이 콘셉트의 최강자는 부부 예능이다. SBS '동상이몽', KBS2 '살림남'에 이어 새롭게 시작한 MBC '우리들의 차차차'까지 부부 관찰인 척 매번 새로운 주제로 시청자를 분노케한다.
최근 18살 연하의 아내 서하얀과 '동상이몽2'에 합류한 임창정은 아침부터 "배고파"라며 일명 '창정이 정식'인 7첩반상을 주문하고, 5형제 육아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며 방송 직후 뭇매를 맞았다.
뿐만 아니라 무리한 사업 계획으로 서하얀을 분노케 했다. 앞서 술집, 식당,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사업을 벌였던 임창정. 사업을 위해 저작권까지 팔았던 그다. 현실적인 문제는 고려하지 않고 로망만을 꿈꾸는 모습은 시청자를 화나게 했다.
해명은 아내의 몫이다. 그는 "남편이 아침 차려달란 말을 안 하겠다고 하더라. 눈치를 조금씩 보더라"라고 했다. '상전'처럼 아내를 부려먹던 건 콘셉트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
임창정과 비슷한 설정은 '살림남'에도 나왔다. 정태우 역시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아내에게 대접을 바랐다. 두 아들의 육아는 아내의 몫. 정태우의 아내는 정태우에게 "등교 준비를 안 도와주면 운전이라도 해서 아이들 데려다주면 좋은데 그것도 안 해준다"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앞서 '살림남'은 무심한데다 폭력적인 남편 이천수의 모습으로 비난을 받았던 바. 아무리 설정이라 해도 아이들과 아내에게 폭언과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모습은 정서상 좋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무플보단 악플이 좋다는 건지, MBC도 논란을 위한 부부 예능을 론칭했다. 라이머와 안현모, 이대은과 트루디 부부 역시 아내의 '일방적 희생'에 기반한 모습.
라이머는 아내를 '부려먹는' 남편이었다. 안현모는 동시 통역사로 많은 이들의 롤모델이 되는 인물. 하지만 라이머는 안현모에게 마일리지 적립, 세금 납부부터 회식 예약, 건강검진 예약 등 스스로 할 일을 넘겨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아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남자를 '철없지만 귀여운 서방'으로 만들고 싶은 건가. 성인이다. 도움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도 아니다. 아무리 대본이다, 설정이다 해도 선 넘은 모습들은 불편하다.
👉MZ세대 에디터의 한마디!
💚에디터 영철 : 부부 예능이 크고 작은 논란에 자주 휩싸이는 것도 이런 자극적인 내용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에디터 릴리 : 시청자들의 비판을 들으면서도 계속 만든다는건, 시청률 때문일 거예요. 시청률을 무시할 수도 없고... 딜레마네요.
💜에디터 진정 : 자극적인 요소가 현재는 시청률을 올려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기 위해선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만들 필요가 있지 않을까?
💙에디터 기영 : 언젠가부터 부부들의 갈등을 보여주는 예능이 티비를 꽉 채운 느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