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판

연예계에도 FA 제도 도입될 것인가

돌핀레터 2023. 8. 31. 16:30

 

 

 

걸그룹 피프티피프티의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계기로 연예계가 이른바 ‘탬퍼링’ 행위에 대한 제재 장치 마련을 위한 논의에 나섰다. 지난 28일 서울중앙지법은 전속계약 분쟁에서 소속사 어트랙트의 손을 들어줬다. 멤버들은 ⊙정산 자료 제공 의무 위반 ⊙건강관리 의무 위반 ⊙연예 활동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 지원 능력의 부족 등 세 가지를 신뢰 관계 파탄의 구체적 이유로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 세 가지와 관련 어트랙트와 멤버들의 신뢰 관계가 파탄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논란의 파장이 계속 커지자 정부도 나섰다. 29일 국내 주요 연예 제작자 단체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매연),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연매협), 한국제작자협회 등은 지난 22일 유인촌 문화체육특별보좌관과 만나 피프티 피프티의 전속계약 분쟁으로 촉발된 연예계 탬퍼링 문제 등을 논의했다.

 

 

위 단체는 14년 전에 만들어진 대중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 조항이 탬퍼링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용어 등을 한 차례 개선했으나, 주요 내용은 크게 바뀌지 않았고 이 같은 표준전속계약서가 K팝 산업의 급격한 성장에 따라 변화한 시장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 피프티 피프티처럼 1~2년 이내에 신인 그룹이 급부상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이전과는 신인 연예인과 기획사 사이의 역학 관계가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그들이 공통으로 꼽는 악용되는 조항은 정산 자료 제공, 제반 비용 부담 의무 등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정산 자료를 충실하게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주장하는 것이 가장 흔한 사례다. 내용 기재에 대한 기준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이를 악의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이들 단체는 유 특보에게 표준전속계약서 수정, 연예계 FA 제도 도입, 탬퍼링에 대한 제재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이르면 이번 주에 다시 후속 논의를 하기로 했다.

 

 

요란했던 피프티피프티의 홀로서기 시도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지만 ‘템퍼링’ 대책 마련의 물꼬를 트는 유의미한 결과를 낳았다. "가수를 안 하면 안 했지 절대 어트랙트로는 가지 않겠다”는 멤버들의 향후 활동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